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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오버랩

우리는 발달된 사회에 존재한다. 빌딩의 숲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바쁘게 살아간다. 붐비는 인파속을 걸어도 항상 우리는 혼자이다 마치 빙산 밑에서 유영하는 고래처럼. 매우 정적인 얼음 밑의 공간은 현대 사회의  냉정함과 중압감과도 같은 유사한 밀도를 지니며 부유하듯 유영하는 고래들의 움직임은 마치 도시속의 자신과 같다. 고래와의 유영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며 고래와 현대건축은 자연과 인간의 근원을 상징한다. 한 공간의 시점 속으로 겹쳐서 투영함으로  두 장소의 서로 다른 공간의 이중상은 합치되며 조정된다. 

 

 
 
구조

 우리는 좁은 땅덩어리 위에 넓은 공유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전통적 건축의 친화적 기법이 아닌 알루미늄 판넬과 복층유리로  마감된 첨단의 구조물에서 살아간다. 복잡하고 어쩌면 답답한 듯한  느낌의  현대건축 재료와 구조를 이용해서 생물체의 유기적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한다. 재료의 물성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면서 적당한 굴절을 이용하여 외형을 생물학적 형태로 보여준다. 

 

 
향유고래와 유영

 전시 공간에는 빙산과 해수면, 수염고래와 고래상어가 등장하지만 정작 어디에도 향유고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의심에서 기인하며 희미한 자아마저 사라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차갑고 건조한 느낌의 도시와 심해를 감각케 하고 부재된 개체와의 호흡을 통한 안정적인 공존을 예고한다. 

 

 

           박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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